고독한 영혼의 킬리만자로. 그 길위에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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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찮게 알프스 트레킹 인솔 때 만났던 한왕용 대장에게 추천받은 현지 여행사인 Bobby Tour와 계약을 하고 서비스를 받는데 좀 못사는 나라들이 다 그렇듯이 특히 이 곳은 업체 선정을 잘해야합니다. 정식 허가도 없이 버젓이 사업을 하면서 가격을 싸게해서 질 낮은 서비스에 사고 등이 발생하면 큰 문제가 생길 여지가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아프리카에서 사업하는 인간들은 절대로 솔직하거나 진실하지 않으며 특히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여행사쪽 것들은 대다수가 그렇다고 보면 됩니다. 개인이나 사적 단체들이 다시 찾을 경우는 거의 드무니 한탕해먹고 나면 그만이라는 심산인지.. 탄자니아를 먹여살리는 두 관광명소인 킬리만자로 산과 세렝게티 사파리는 반드시 가이드와 포터들을 동반해야만 입장할 수 있습니다. 사실 굳이 그렇게 필요한 존재도 아니지만 대부분이 시행하고 있는 정책이기도 한데 그들의 명분은 관광객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서이며 자연을 보호하기 위함이라고 하지요. 그러나 사실은 자국 국민들에게 적지않은 일자리를 제공하여 개인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수입을 올리려는 짓임을 알지만 또 뭐 그렇게까지 부담스러운 가격까지는 아니니까 더러운 놈들 하고 고용해줍니다. 우리네 헤드 가이드의 이름이 바라카(Baraka)랍니다. 무슬림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탄자니아에서도 영어판 종교적 이름을 흔하게 만날 수 있는데  스와힐리어를 사용하는 이 동아프리카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남성의 이름 중 하나로 축복(Bless)이라는 의미랍니다. 이 이름이 바로 미국 대통령을 지낸 버락 오바마와 같은 이름으로 그의 아버지가 케냐 출신이라 작명해준 Barack이 바로 이 '바라카 Baraka의 영어식 표현이라고 하니 괜히 그 친구를 다시한번 주시하게 됩디다.  녹음짙은 오솔길을 따라 그 색에 물들어 산을 오릅니다. 열대우림지역을 통과하여 커피농원들이 이어지는 킬리만자로의 초입 산길을 거닐면 마음도 평온해지고 숲이 전해 주는 고요한 안식을 누릴 수 있어 좋습니다. 비옥한 숲을 지나면서 다양한 아프리카의 식생들을 만납니다. 모양도 제각기 다른 원숭이들과 각양각색의 새들 그리고 야생란과 각종 꽃들과 식물들도 앞다투어 피었는데 앞이 트인 곳에서는 소박한 모시의 도시 풍경을 관망하며 쉬어갑니다. 탄자니아 커피는 킬리만자로 화산지대에서 재배되는데 회색빛이 도는 녹색의 생두는 강한 신맛과 뛰어난 향을 가지고 있어서 부드럽고 깔끔한 맛을 가진 것으로 유명합니다. 2급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한 내가 아는 척을 좀 했습니다. 마랑구 게이트에서 만다라 산장으로 오르는 길에 펼쳐지는 열대 우림의 푸른 숲과 수량이 풍부한 계곡이 이 일대를 풍요롭게 함을 감지합니다. 킬리만자로란 이름은 두 가지 낱말 즉 kilima와 njaro의 합성어라는데 kilima는 원주민어로 산이란 뜻이며 njaro는 물의 원천이란 뜻이랍니다. 평원에서 한라산을 세개 포개놓은 높이로 솟아올라 인간과 야생동물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의 유지를 위한 가장 주요한 원천인 물을 공급해 주는 산이란 의미입니다. 여행과 모험을 즐겨했던 미국의 양대 문호 마크 트웨인과 헤밍웨이. 그들이 대면한 대자연을 감탄하며 남긴 주옥같은 묘사들이 많이 남아 있는데 헤밍웨이가 이 곳 킬리를 보고 온 세상만큼 넓고 높으며 위대하고 태양 속에서 믿을 수 없을 만큼 흰 산이라고 노래했답니다. 마랑구 루트의 첫번째 휴식처인 만다라 헛(Mandara Hut)에 도달하여 올라온 길과 이름 모를 풀들을 바라보며 산허리의 공기와 푸른 하늘을 맘껏 마셔봅니다. 해발 2천 7백미터에서 탁 트인 경치와 여유로운 풀밭이 그야말로 소풍식 저녁밥을 먹기에 최적인데 처음으로 허가된 취식 장소입니다. 숙소도 마련되어있어 이곳에서 첫밤을 보내기도 하고 일정상 잠시 쉬어가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 시간 등정을 마치고 행복한 표정으로 하산하는 순례자들과 셀파들을 만납니다. 누구나 할것없이 잠보(Jambo)라고 인사를 주고받는데 히말라야에 가면 나마스떼 안데스에 가면 올라처럼 안녕이란 인사말입니다. 이 대목에서 내가 강변하는게 있습니다. 한국어를 좀 알거나 배우고자 하는 외국인에게 인사말로 안녕하세요와 안녕히 계세요라는 이 어려운 발음을 왜 고집해서 주입시키려는지 이해를 할수가 없습니다. 그저 짧고 외우기 쉽게 가르쳐서 많이들 쓰게 해야지 무슨 존댓말을 듣겠다고 길게 나열하는지.. 그냥 안녕이면 됩니다. 만날 때도 헤어질 때도 똑 같이 안녕하면 얼마나 쉽겠습니까?! 억양만 달리해서 하라하면 됩니다. 된장찌개에 저녁밥을 해먹고 산장 주변을 산책하는데 맞은편으로 보이는 마웬지가 구름에 온통 뒤덮였음에도 불구하고 절경을 이루어 보여주니 마음이 넉넉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