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이 품은 장쾌한 대자연. Collegiate Loop. 그 길위에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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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펜더믹. 인간의 그 잘난 힘으로도 어쩔수없이 손놓고 속수무책으로 당하면서 무력하게 지내는 오늘날. 가까스로 남미를 탈출한 이래 워싱턴에서 발이 묶여 지낸 5개월. 창살없는 감옥에서 영어의 시간을 또 얼마나 보내왔던가! 이제는 껍질을 깨고 나와 내 존재의 이유와 의미를 되찾기 위해 길위에 오르기로 작심했습니다. 어차피 동무들과 함께 트레킹 여행을 할 수없다면 이 기회에 운명처럼 남아있는 세계 100대 트레일을 몇곳이라도 마감해야겠다는 각오가 솔솔 피어올랐습니다. 악동 사기꾼 트럼프의 무모한 개방 정책으로 덕택에 미국내는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으니 그동안 마무리 하지 못한 3곳을 마감하고 유럽으로 날아가자고 계획을 했습니다. 우선 워싱턴에서 가장 가까운 콜로라도 주에 있는 콜로라도 트레일. 이어 곁의 유타주의 최고봉 킹스 피크 마지막으로 캘리포니아주의 섬 종주길 트랜스 카탈리나를 하기로 하고 덴버로 날아갑니다.  덴버는 오늘날 여러 여건상 미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손꼽히는 곳으로 특히 로키마운틴 주변의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맑은 공기로 인하여 그리 평가받고 있고 적당한 인구와 쾌적한 도시환경이 그렇게 만들었습니다. 더불어 지리적 요충지로 미국 중서부에 위치한 덴버는 서부와 동부를 잇는 교통 인프라의 총아로 떠올라 북미의 항공 환승지로 공항이 늘 붐빕니다. 고원도시 덴버(Denver)는 해발 2천고지에 있으며 우리 힌인들에게는 일반 밥솥으로 밥을 지으면 설익게 되어 덴버로 시집오는 각시들의 혼수품 목록 1호가 압력 밥솥이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내가 이민으로 이역하늘 아래의 미국땅을 처음 밟은 1987년 막노동으로 미국생활을 시작했을 때 같이 일하던 동료 하나가 친해질 즈음에 자신의 아내를 데리고 덴버로 이주를 했습니다. 자연환경과 낚시며 보트 타기며 이런 아웃도어 활동을  즐길수 있는 메카라하면서.. 그 후 내가 속한 단체 총회 참석차 한번 가보고 또 사업상 이유로 두번을 더 가보았으나 바쁜 일정에 그저 눈이 엄청 쌓여있던 정상을 단체 관광버스 타고 올라가보기만 했지 그곳 자연을 생으로 접해볼 기회는 갖질 못했습니다. 다시 찾은 콜로라도 덴버. 얼마나 변했는지 비교할 예전의 특별한 기억이 없으니 확인할 길이 없고 그저 여전히 미국 공군사관학교와 로키의 빙하수로 만든다는 미국 최대 맥주 쿠어스(Coors) 공장은 그대로 있다합니다. 내 동행들 중 한두분이 콜로라도 로키는 안해요? 상품 안만들어요? 라고 하던 요구같은 질문이 늘 가슴에 남아 이 참에 가리라 첫 방문지로 택한 대자연의 땅입니다.    세계 100대 트레일 중 하나로 랭크된 이 덴버(Denver)와 두랑고(Durango)사이의 782km 콜로라도 트레일(Colorado Trail : 약칭 CT)은 바위가 많은 4천미터급 봉우리를 넘어 야생화가 가득한 초원을 통과하고 먼지가 자욱하게 쌓인 광산촌을 그리고 눈이 쌓인 풍경을 지근거리에서 바라보면서 장대한 걸음의 선을 그립니다. 이 길은 콜로라도 로키 국립공원을 빼놓고는 완성이 안되는데 많은 구간이 이 공원안을 지나며 더없이 수려한 풍경을 선사하기 때문입니다. 숨겨진 비경과 대자연의 신비가 가득한 인디언의 땅 콜로라도 주에 소재한 로키마운틴 국립공원(Rocky Mountain National Park)은 로키산맥의 일부이며 산맥은 알래스카에서 북미 대륙 남부에 이르는 약 4,500km의 장대한 길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공원내 다양한 코스에서 사계절 내내 하이킹을 즐길 수 있을 뿐 아니라 이곳에서 서식하는 다양한 야생동물들을 직접 만나게 되는 행운도 가질 수 있습니다. 3천미터급 산봉우리들로 둘러싸인 이 국립공원은 빙하, 계곡, 삼림, 호수, 다양한 동식물 등으로 이루어진 대자연의 보고로 1915년 휴양지 목적으로 국립공원이 되었습니다.    그런 이 길의 시작점인 덴버 도심에서 살짝 벗어난 워터톤 캐년(Waterton Canyon)으로 가기전에 일주일 간의 종주 백팩킹을 위한 부식을 사기 위해 시내 최대규모의 미도파 한인 마트로 달려갑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먹는 것은 푸짐해야 하기에 떡국. 곰국. 햇반. 야채에 라면 심지어 콩나물까지 한살림 차립니다. 이어 코너에 있는 빵집에 들러 곰보빵. 단팥빵등 비상 부식용으로 한바구니 담아서 독서삼매경에 빠져있는 아지매 앞에 갖다 부으니 놀람에서 기쁨으로 순간 표정변화를 일으키며 빠른 계산을 해줍니다. 때 지난 빵 몇개도 덤으로 담아. 언제나 공짜는 즐거워라고하며 캐년으로 신나게 휘파람 불며 차를 몰아갑니다. 그래도 점심이 이른 시각이지만 가볍게 그 하루이틀 지난 빵으로 떼우고 걷기 시작합니다. 33도의 뙤약볕 아래 구름도 도와주지 않고 산그늘도 없는 물길따라 걸으니 죽을 맛. 세시간 정도를 걸어 작은 고갯마루까지 올랐다가 되돌아 옵니다. 이곳만이 가진 이곳 사람들만의 특별한 야외놀이. 강물을 따라 진을 친 태공들로 가득한데 한풀 꺾인 더위의 오후 서너시간대를 이용하려는 이들이 낚시대 뒤에 꼽고 자전거들을 타고 연이어 올라옵니다. 저렇게들 잡아댈 물고기가 충분한가 의아스럽습니다. 콜로라도 트레일의 시작점에서 오늘 하루를 보내고 차를 몰아 산골길을 따라 트윈 레이크스(Twin Lakes)로 2시간을 달려갑니다. 이곳이 Collegiate Loop를 걷는 시작점이자 종착점입니다. 이 길을 걷기 위해서는 퍼밋을 받아야 하기에 사무소에 들러 신고하고 지도 등도 받아내는데 다 무료입니다. 혹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한 인적사항과 정보를 남겨두게 함입니다. 호수 가장 자리 캠핑장에 텐트를 치고 하루를 내려놓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