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대표 부시 워크 타즈마니아 오버랜드 트랙. 1

태고적 원시의 길을 걷다.  세계에서 가장 큰 섬이자 나라 자체가 대륙인 호주는 거대한 땅덩어리의 나라답게 인간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은 사막과 원시적인 많은 풍경들을 품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최남단 섬 태즈매니아는 야생 그대로의 매력이 살아있는 곳으로 지구의 지각 운동에 의해 호주 대륙과 분리된 이후 다른 곳에서는 희귀하거나 멸종된 동식물들이 서식하고 있어 볼거리를 제공해 준답니다. 이 작고 아름다운 주의 거의 절반이 자연공원 및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으며 섬의 40퍼센트가 세계 유산으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호주의 다른 어떤 주보다 다양한 풍광을 품은 자연의 전시장으로  아름다운 해안, 웅장한 산맥과 그 사이마다 형성된 깊은 계곡, 드넓은 평원, 무심한 혹은 도도히 흐르는 강과 깊고 고요한 호수, 열대우림과 해안 절벽, 청록색 바다와 눈 쌓인 정상을 넘나드는  등 이 섬에서만도 19개나 있는 국립공원에는 하나 같이 그림 같은 자연이 담겨져 있습니다. 이토록 경이로운 자연을 두 발로 걸어서 확인하는 코스만 해도 길이가 총 2천㎞를 넘는데 거미줄처럼 얽혀 그림처럼 아름다운 곳도 지옥처럼 장막하고 황량한 곳도 다양하게 이어져있습니다. 그 중 Great Walks of Tasmania라고 타즈마니아의 대표적인 트레킹 코스 5곳 즉 크래들 마운틴(Cradle Mt) 마리아 아일랜드(Maria Island) 프레이시넷(Freycinet) Experience, 베이 오브 파이어(Bay of Fire) 사우스 코스트 워크(South Coast Walk)를 가이드와 함께 트레킹할 수 있습니다. 이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오버랜드 트랙(Overland Trek). 세계 10대 트레일에도 종종 이름을 올려지며 세계적인 부쉬 워크(Bush Walk) 트레일로 회자되는 오버랜드 트렉은 호주에서 가장 수려한 산맥을 가로지르는 총 길이 80km의 트레일로 북쪽인 닭벼슬 모양의 크레이들 산에서 시작하여 남쪽인 성령이 깃든 호수 세인트 클레어 까지 이르는 호주 최고의 덤불 숲 트레킹 코스입니다. 부쉬 워크란 관목, 잡목림, 가시덤불 등이 밀생해 있는 지역의 산길을 걷는 행위로 대부분이 정상적인 등산로가 끊어진 곳에서부터 시작되며 계획된 거리를 단축하기 위해 지름길의 방편으로 이용되기도 합니다. 부시 워킹은 등산 목적 이외에도 수풀에 서식하는 자생식물 관찰을 목적으로 행해지기도 하나인데 이런 타즈메니아처럼 인적이 드문 오지의 비경을 맛보기 위해서는 부시 워킹은 필수적이며 능선 위에서 계곡 초입으로 접근하는 길은 부시 지대의 통과가 필수적입니다. 매년 만명 이상의 트레커들이 이 구간을 완주하며 지구상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야생의 원시림이 주는 즐거움과 아름다움을 만끽합니다. 매일 출발 인원은 한정해서 그것도 입장료를 2백불씩 지불케 하고 예약을 받기 때문에 일년전 부터 작업을 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산장 등이 잘 구비되어 있어 자유롭게 트레킹을 즐길 수 있습니다. 장엄하고도 순결한 태초의 신비로운 자연으로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트래커들의 천국이 된 타즈마니아를 걷다 보면 그 깊은 자연의 숨결 속에서 자신의 존재마저도 잊게 되는 무아경에 빠질 것입니다. 타즈마니아의 북쪽 관문인 데본 포트(Devon Port)에서 내려 크레이들 마운틴 국립공원으로 달려갑니다. 8명 까지 허용되는 국립공원 입장료 2백불을 내고 방문자 센터에 주차해 두고 공원내 셔틀버스를 타고 도브 호스까지 깊숙이들어 갑니다. 여기서 오버랜드 트랙이 시작되는데 크레이들 산정을 밟고 내려와 다시 클레어 호수까지 종주를 이어가게 됩니다. 1월의 오버 랜드. 가을을 채비하는 산하는 대체로 녹황으로 물들어 가는데 영혼마저도 씻어질듯한 도브 호수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한 후 대장정을 시작합니다. 종주는 대부분 론리크릭에서 시작해 크레이들 폭포를 거쳐 마리온스 전망대(Marions Lookout)까지 올라갑니다만 우리는 깊고 맑은 도브 호수에 영혼을 잠시 위탁해 둘 양으로 도브 호(Dove Lake)에서 출발하여 릴라 호(Lake Lilla)와 웜뱃 풀(Wombat Pool)을 지나 마리온스 전망대까지 올랐습니다. 거울같이 맑은 도브 호수(Dove Lake) 너머에 솟아 있는 크레이들 마운틴의 들쑥날쑥한 돌로마이트 정상을 바라 보노라면 태초의 자연 속으로 들어온듯한 착각이 들 정도입니다. 호수에 비친 크래들마운틴은 자연이지만 마치 살아있는 듯 하답니다  호수 속 하늘이 진짜 하늘보다 더 파랗고 호수 속 산봉우리는 진짜 산봉우리보다 더 생생한 초록빛입니다.톱날처럼 날카로운 10여 개의 봉우리 가운데 움푹 파인 부분이 마치 요람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도브 호수의 풍경을 가장 잘 감상할 수 있다는 자살바위까지 올라가  이름처럼 비둘기를 닮은 도브 호수를 가만히 내려다보니 대도시에선 맛볼 수 없던 평화를 느낄 수 있습니다. 오래된 자연은 중후한 색감을 휘감고 있었고 나무 하나 돌 하나에도 세월의 깊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마리온스 전망대에서 한숨 쉬며 아래를 보면 우리의 궤적이 선명하게 보이고 도브 호에 거울처럼 비치는 산그림자들의 고요한 수면이 단연 으뜸입니다. 그 후 나무 길을 크레이들 마운틴 고원을 따라 계속 가면 종주자들을 잠시 갈등케 하는 갈림길이 나옵니다. 체력에 따라 서너시간 걸려 해발 1,500 미터 정상까지의 크레이들 산정 등반을 하고 오느냐 그냥 지나치느냐 하는 것입니다. 당연 우리는 정상등정을 위해 왼쪽길을 택해 고도를 올립니다. 질펀한 곳에는 널판지를 깔아 젖지 않게 배려했고 그 길이 끝날즈음에는 가파르면서도 거대하게 깨어진 현무암의 너덜지대를 지나야 합니다. 거의 유격 훈련 과정에 가까운 자세와 수고로 등정을 하는데 어떻게 그 장대한 산정 전체가 다 너덜너덜해진 건지 알 수 없지만 그 바위 사이사이는 흡사 빙하지대의 크레바스 처럼 벌어져 있어 심약한 이들의 손과 다리를 덜덜 떨게 합니다. 서로 잡아 주고 끌어 주면서 손발에 무게가 느껴지면 길옆 편편한 바위에 걸터 앉아 풍경을 감상합니다. 우리가 걸어온 길이 크게 에둘러 있고 건너편에 솟아오른  바위 봉우리인 반 블러프(Barn Bluff)봉이 훌륭한 풍경을 만들어 냅니다. 체력의 충전이 되었다 싶으면 또 오르고 또 좀 쉬고..  자갈과 바위 길을 숨이 가쁠 정도로 힘들게 당일 등정 인파들과 섞여 밀리듯 산정으로 올라 이어지는 구불구불 능선을 따라 마침내 정점에 도착합니다. 가슴이 탁 트이는 장대한 풍경이 눈앞에 펼쳐지니 오름길 산행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줍니다. 더욱 작아진 도브 호수와 그를 둘러싸고 있는 산군들의 풍경이 빼어납니다. 청명한 일기에 푸르른 하늘이 받쳐주니 수려한 한 작품이 만들어지니 걷는 자들에게 내려지는 자연의 포상입니다. 주위의 협곡과 호수, 원시의 자연이 어우러진 청정한 지역에 우뚝한 닭벼슬 모양의 신령한 크레이들 산 그 정점에 서서 태즈매니아의 에너지가 집중되어 내몸에 스며든다 생각하니 용솟음 치는 혈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정상 가장자리에는 수천길 절벽이 형성되어 있어 산정에서 끓인 라면에 밥말아 먹은 힘으로 기어코 작품 사진들을 남기려 건너들 갑니다. 그들을 두고 멀리서 구도를 잡아 보니 완벽하고 멋진 하나의 작품이 만들어집니다.  구비치는 산마루의 물결. 아스라이 피어오르는 옅은 안개가 장엄한 타즈마니아 산군을 베일로 가리니 저 산 또 저산 너머에는 어떤 감춰진 비경들이 있을까 우리네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참 좋은 충격. 참 미려한 풍경. 한없이 머물고 싶은 닭벼슬 산정에서의 정직한 욕심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