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들의 꿈 사하라 사막.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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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저마다 자기만의 별을 품고 살아간다 합니다. 그 별로 인하여 삶의 이정을 세우기도 하고 그 별로 하여금 지친 영혼을 위로 받기도 하고 동화 같은 꿈을 꾸기도 했다가 새로운 세상과 만나기도 합니다. 그 별에 가까이 다가서는 일, 그것이 내겐 항상 꿈꾸어왔던 여행이며 또 내가 그 위에 서있는 세상 아름다운 길이었습니다. 이번에 내 마음속의 별은 모로코라는 큰 별. 사하라라는 작은 별. 별은 내마음 속에도 사막 하늘에서도 찬란하게 반짝입니다. 벌써 부지런한 동행들은 일출을 보러 모래언덕을 올랐다 오는데 쌓인 피로 때문에 푹자고 밖을 나오니 이미 아침이 환하게 밝았습니다. 서양식을 흉내낸 그러나 별 손이 갈만한 먹거리도 없는 아침 식단에 작은 방석같은 질긴 빵을 몇번 씹어먹고 가져간 과일로 마감합니다. 오늘의 목표인 자하르(Zahar)의 크고 외딴 사구 지역으로 향합니다. 지형은 대체로 평평한 고원 같은 마른 호수로 예의 그 비늘같은 흙길이 점차 구불구불한 사구로 변해 어제보다 훨씬 줄어든 초목들이 듬성듬성 보입니다. 작은 모래 언덕 사이를 걷기도 하고 낙타를 타기도 하며 사하라의 깊은 곳으로 들어갑니다.    이곳에서 서남향으로 단지 몇십킬로미터 밖에 떨어져 있지않은 알제리와의 국경선은 그 어느 누구도 건널 수 없는 엄격한 군사지역으로 지정된 금단의 땅입니다. 카사블랑카에서 하미드로 오는 동안 수많은 검문이 있었는데 정쟁으로 치안이 불안한 이 두나라에서의 유입을 감시하는 것이었음을 나중에 알게됩니다. 이 메마른 사하라 땅은 아랍인들이 거주하는 북아프리카의 모로코와 흑인들이 거주하는 서남부 아프리카의 경계선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Zahar를 탐험하고 가장 높은 지점까지 도달하여 내일부터 사막 심장으로 들어가는 2일 동안의 경로인 Erg Smar와 Erg Chigaga의 거대한 모래 언덕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Zahar는 사막 아래에 묻혀있는 마을에 대한 전설 때문에 '비명을 지르는 모래 언덕'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캠프에 이르게 도착하고 스노우 보드를 살짝 개조한 샌드보드를 하나씩 옆구리에 끼고 모래톱을 따라 주변 가장 높은 사구로 올라갑니다. 가이드의 서서 지치는 멋진 서핑 자세 시범이 있었지만 5,60대의 우리 일행들은 아무도 따라할수 없어 그냥 앉아서 썰매타듯 합니다. 그래도 동심으로 돌아가 즐겁기는 한데 신나게 내려간 모래언덕을 다시 오르려니 죽을 맛입니다. 보드로 모래를 찍으며 무너지는 언덕을 전진반 후퇴반 하며 힘들여 되올라가야 합니다. 한번해보고 포기해버린 이도 있고 재미있다며 헉헉대면서도 몇번을 거듭하는 이도 있었습니다. 어둠이 내리고 저녁상을 맞이합니다. 따진이라는 전통 요리인데 야채와 육류의 혼합 찜요리로 쿠스쿠스라는 것과 모로코 양대 대표음식입니다. 이제 서서히 신물이 나려합니다. 그래도 별빛이 마구 쏟아져내리는 정원 식탁에서 주변에 피워둔 촛불 아래 차려진 저녁상은 맛자체는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전통적인 스타일로 모래 언덕에서 야영을 하며 현지 요리를 맛보면서 모닥불을 피워 분위기를 돋우고 별빛 아래서의 즐기는 저녁식사는 그 자체만으로도 환상입니다. 식사 후 소위 그들이 말하는 엔터테인먼트 행사. 북을 쥔 요리사가 장단을 두드리면 낙타몰이꾼들과 함께 그들의 전통노래를 부르는 것이었습니다. 매일밤 하는 거의 똑같은 짓에 첫밤은 들어주고 장단에 맞춰 박수도 쳐주고 했지만 이제는 소음 그 자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