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부들의 삶의 길. Fisrman's Trail. 4
>

또 하루의 축복의 아침을 맞이하고 오늘도 자연의 경이를 우리 두눈으로 확인하며 걷습니다. 어부들이 살아가기위해 만들어진 조그만 포구. 붉은 모래언덕, 소나무 숲의 향기, 세계 어디에도 볼수 없는 절벽에 둥지를 틀고있는 황새등이 우리의 오감을 자극하는 요인들입니다. 오늘은 Cape Sardão주변에서 Peregrine Falcon을 포함한 20여종의 온갖 새들이 노래하는 천국을 걷습니다. 또한 이 연안지역을 주의깊게 살펴보면 암석에 기록된 과거 기후변화와 생물학적 진화도 쉽게 확인할 수 있는데 선사시대의 동물과 조개류의 잔해등 화석으로 남긴 시대의 흔적을 발견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모래사장을 끼고 아름답게 펼쳐지는 크고 작은 해변을 지나는데 마을에서 나온 초로의 어부가 두개의 낚시대와 플라스틱 양동이를 매고 나옵니다. 삶을 위해 오간길. 어부의 길. 오늘은 거친 파도와 싸우는 대신 여유있게 낚시줄을 드리우려나 봅니다. 굿잡을 외치고 엄지척을 하니 계면쩍은 웃음을 남기고 총총걸음으로 해안으로 들어섭니다. Amália의 해변을 지나고 자연적으로 형성된 포구들도 지나고 장엄한 Ponta em Branco 해안절벽에 올라서면 종주길 전구간에서 가장 뛰어난 전망 중 하나인 Odeceixe 해변이 수려하게 선보입니다. 파도가 깎고 또 깎아 퇴적암들이 벼랑을 만들었으니 그 자연의 경이란 참으로 대단합니다.특히 모래사장 사이에 서식하는 육식 동물의 모습들을 발견할 수 있는데 수달등이 포함됩니다. 모래언덕에서 열심히 굴을 파는 토끼들은 전 세계적으로 퍼져나간 모든 토끼의 오리지널 종이며 육식동물들이 선호하는 먹이감입니다. Odeceixe해변의 절벽은 사암층으로 형성된 암석군인데 특히 만조시기 어두워질 무렵에 바라보면 정말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 냅니다. 바닷가 아득한 절벽 위에는 ‘여기 땅이 끝나고 바다가 시작되는 곳’으로 시작되는 카몽이스의 시 일부가 새겨져 있으며 그 뒤로 세상의 끝 폭풍의 언덕위에서 거친 비바람과 대적하며 방향을 일러주던 등대와 예쁜 카페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포르투갈의 위대한 시인 카몽이스는 서사시 ‘루시타니아인의 노래’를 통해 포르투갈 사람들의 거친바다를 개척한 모험심을 찬양하며 노래했습니다. ‘이곳은 유럽의 생명이 숨쉬는 곳이다. 이곳에서 바다가 시작되고, 육지가 끝난다. 태양이 지기 시작해 푸른 대서양으로 들어간다.’라고.. 해수면 위 150미터 높이의 절벽 끝길을 롤러코스터 타고가듯이 나폴거리며 걸어가는데 이렇게 멋드러진 바다풍경은 흔하지않을 것입니다.  미완의 종주길 어부의 길은 Odeceixe에서 어줍잖게 끝이 나고 해안으로 다시 돌아와 바다를 바라봅니다. 하얀 파도는 쉴새없이 들락날락거리고 물새들의 비상아래 자유롭게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도 간혹 눈에 잡힙니다. 이 어부의 길 위에서 즐거웠던 순간과 미려한 풍경들과의 조우를 떠올리며 조용한 미소를 나눕니다. 많은 기억들을 남긴 포르투갈 해안 Rota Vicentina 길 위에는 차분히 안식이 내리고 어둠도 그렇게 찾아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