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돌길. 마요르카 드라이스톤 루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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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221으로 명명된 이 길은 사실 섬의 북부 지역 산과 바다가 만나는 곳의 마요르카의 척추라고 알려진 인상적인 세라 데 트라문타나 산맥을 오르내리며 횡단하는 트레일입니다. 2011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되었는데 산맥은 동서로 90km 이상 뻗어 있고 바다 위를 가로지르는 스카이라인입니다. 고풍스러운 산악 마을에서 고대 망루, 고요한 성당과 수도원, 소박한 언덕의 마을들, 포도주 양조장, 조용한 레스토랑을 비롯하여 여행에서 놓치고 싶지 않을 다양한 랜드마크를 모두 만나는 고난도의 하이킹과 흥미로운 문화 경험이 합쳐진 형태입니다. Estellencs를 떠나 오래된 돌길을 따라 Esporles에 도착할 때까지 올리브 나무 밭과 떡갈나무가 도열한 고즈넉한 길을 따라 걷습니다. Estellencs 및 Banyalbufar의 아름다운 테라스에서 Puig de Galatzó(1,027m)의 산기슭을 따라 Esporles 산악마을까지 이어주는 이 거친 돌담길은 왠지 마음이 푸근해지고 5백미터 높이를 가파르게 오르는 등반의 노고는 Tramuntana산맥의 산물결과 가을 단풍과  빼어난 해안선의 풍경들로 보상받습니다. Esporles는 전통적인 것들이 가장 잘 보존되어온 곳 중 하나로 예술적인 석조건축물로 이루어진 고색창연한 마을과 그 뒤를 병풍처럼 받쳐주는 Tramuntana 산맥의 멋진 풍경 덕분에 놀랍도록 아름답습니다. 메인 스트리트인 Carrer de sa Rectoria는 장엄해 보이는 고목들로 줄지어 있고 마을을 가로질러 흐르는 수로는 더욱 고상함을 더해줍니다. 이 지역은 관광 산업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으로 이 커뮤니티가 별장처럼 이용하는 외국인 부호들에 이끌려온 이유일 것입니다. 팔마에서 불과 차량 20분 거리에 있는 멋진 마을로 주변 Deia 및 Valldemossa와 같은 다른 명문 산악 마을과 비교할 때 집값으로 그 가치를 말해줍니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크게 고저의 차이없이 과거에 목동들과 사냥꾼 및 석탄광부들만이 사용했던 작은 길을 따라 포도원으로 유명한 아름다운 마을 Valdemossa를 통과하는데 참 특별한 곳으로 나의 발길을 붙잡는 곳이었습니다. 중세 거리로 들어선 것 같은 착각이 일게하는데 도시를 구성하는 모든 석축물과 돌집 그리고 모든 것이 중후한 나이테를 먹고있습니다. 특히 이곳은 저명한 음악가인 프레데릭 쇼팽이 겨울을 보냈던 곳인데 그의 연인인 작가 조지 상드(George Sand)와 함께 1838년 부터 병치료를 위해 머물렀다 합니다. 그들은 그다지 행복한 시간을 보내지 못했고 그녀의 책 A Winter in Mallorca에서 마요르카 사람들과 관습에 대한 다소 가혹한 평판을 써서 그녀를 바라보던 세인들의 시선이 매우 차가워졌습니다. 주변에 가든이 정갈하게 꾸며져있고 높은 천정과 화려한 예술이 특징인 로열 차터하우스는 14세기에 왕실 거주지로 지어졌으며 나중에 수도원으로 바뀌었었는데 쇼팽의 겨울 집이 되었습니다. 방문하면 정원을 산책하고 도서관을 구경하며 테라스에서 도시의 탁 트인 전망을 즐길 수 있으며 운이 좋으면 쇼팽의 가장 유명한 곡들을 연주하는 피아노 콘서트 공연을 볼 수 있습니다. 와인 한잔 시음하며 지중해의 맛을 본 후 가파른 돌길을 따라 Basseta 고개로 오르면 멀리 바다가 보이는 산으로 둘러싸인 그림 같은 마을인 두고왔던 발데모사(Valldemossa)를 다시 볼 수 있었습니다. 그 후 아름다운 떡갈나무숲과 초원을 지나며 긴 내리막길을 걷는데 마침내 매력적인 마을 Deia에 도착하고 우리는 마실길을 나섭니다.  유명인들이 머물기 좋아했던 아티스트 타운으로 불려지는 데이아는 지중해를 바라보는 서부 해안 마을로 창문마다 짙은 녹색 방풍창이 달린 점토색의 주택이 특별합니다. 도시개발이 통제된 이 작은 마을은 계단식으로 지어진 고읍의 매력과 독특한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런 이 마을을 통과하는데 유별나게 큰 문패를 만납니다. 로버트 그레이브스(Robert Graves)라 쓰여진 간판이 처음에는 무슨 묘지인가 여겼다가 퍼뜩 시인이자 예술가인 그 그레이브스구나 하고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는 이곳을 자신의 새로운 고향으로 여겼고 그의 삶을 문서화한 박물관이 된 이 집을 기웃거려 봅니다. 앤드류 로이드 웨버나 케이트 모스와 같은 유명인을 비롯해 과거 다이애나비가 즐겨찾았다고 하던데 아무튼 현재에도 이 마을은 여전히 많은 예술가의 은신처로 최고 관광지가 되어있습니다. 어느새 무척 짧아진 하루해. 산그늘이 짙게 드리운 동네에는 고즈넉한 분위기의 오래된 카페들이 하나둘 불을 밝히고 가로등도 깨어나며 코끝을 스치는 음식냄새가 시장기를 자극합니다.  Deia에서 Soller로 가는 길. 매력적인 Deià마을을 가로지르는 길은 드라이스톤의 전형적인 테라스에 자라고있는 올리브 과수원을 지나고 아주 여유있게 아름다운 풍경들을 가슴에 담습니다. 바다가 훤히 보이는 언덕받이에 가지런한 줄을 맞춰서 그러나 저는 제멋대로 자라 고목이 되어버린 올리브 나무 아래를 지나갑니다. Soller에 도착할때까지 이 오래되고 아름다운 길은 19세기부터 보전해 내려오는 가옥과 교회를 보여줍니다. 처음에는 쉬워보였던 길은 몇 개의 계단을 오르고 꽤 바위가 많아 발목이 꺾이지않도록 조심해야합니다. 지중해와 Es Teix산 사이의 아름다운 풍경이 이 길주변을 가득 채웁니다. 계곡을 따라 구불구불한 길을 걸어 왼편 아래로 달리는 지방도로와 나란히 따라갑니다. 오랜만에 귀하게 듣는 새들의 지저귐과 솔잎 냄새가 몸에 들어오니 잠시 길을 멈추고 깊은 심호흡을 합니다. 이제 길은 돌 테라스, 돌로 지은 집, 돌길. 돌담벼락의 완벽한 회색 세상으로 들어갑니다.  두어시간을 걸었을까! Can Prohom을 만납니다. 캔 포홈은 소예르 산중턱에 위치한 숙박 및 카페 시설인데 야외 테라스가 있는 화려한 대형 농가를 꾸며놓은 쉼터로 유명합니다. 신선한 오렌지 주스와 홈메이드 레모네이드와 다양한 키시, 머랭, 아몬드 케이크를 제공한다는데 시즌이 끝난 11월이라 그런지 빗장을 굳게 걸어두었습니다. 대신 그저 시원하게 펼쳐지는 계곡의 전망을 즐기고 사진들로 풍경을 담습니다. 상쾌한 기분으로 Can Prohom 아래로 내려가는데 구수한 시골 냄새가 진동을 합니다. 미처 수확하지 못한 올리브가 땅에 가득 떨어져 썩어가고 밭에다 뿌려놓은 가축의 분뇨들 향기입니다. 마을로 들어가서 잠시 골목길을 따라 가다가 들판과 관목 지대를 가로지르는 길로 갈아타고 개선문을 통과하는 전승군처럼 좁고 어두운 소예르로 들어갑니다. 온통 돌로 지어진 육중한 건물과 바닥에 깊숙이 박아놓은 마른 돌길을 따라 중세로 들어가는 시간여행을 합니다. 내친 김에 이름에서 알수있듯이 예쁜 포구가 있는 포트 소예르(Port Soller)까지 진군하여 입구 지점 바로 아래에 있는 예쁜 Far des Cap Gros 하얀 등대와 작은 유람선과 요트들이 정박한 풍경을 둘러봅니다. 관광객을 겨냥한 바와 레스토랑이 즐비하고 해변의 모래사장을 따라 카약과 페달 보트를 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옆으로 빈티지 목재 전차가 왕래하는데 Port de Soller의 해안가에서 Soller의 구시가지까지 매 30분마다 운행됩니다. 좁은 골목길을 따라 도심을 지나는데 아무런 제재수단도 없이 집 앞마당을 자나기도 하고 야외 카페와 17세기 Sant Bartomeu 교회도 지나니 아련한 추억속으로 우리를 인도합니다. 어둠이 내릴즈음에 전경이 고즈넉한 카페에 앉아 아름답게 지는 저녁노을에 함께 젖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