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바다 펼쳐진 파스텔톤 친퀘테레. 그 길위에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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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네 인생은 선택의 연속으로 점철되었습니다. 언제나 이것을 할까 말까 부터 무엇을 할까 어느 길로 갈까 어떤 방법을 택할까 하며 그 기로에 서서 때로는 거리낌 없이 결정할 수 있는 때도 있지만 어떤 때는 몇날 밤을 하얗게 지새며 고민을 할 때도 있습니다. 그렇게 내린 결정으로 택한 길이 꽃길이며 비단길이면 몰라도 그 길이 가시밭길이었다면 분명코 택하지 않은 다른 길을 회한을 품고 동경의 시선으로 되돌아 볼것입니다. 또 욕심이 지나친 사람들은 꽤나 부드러운 길을 걷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선택에 만족하지 못하고 저편 저길로 시선을 힐끗거리기며 입맛을 쩍쩍 다실지도 모릅니다. ‘노란 숲 속에 길이 두 갈래로 났었습니다.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굽어 꺾여 내려간 데까지, 바라다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다보았습니다 ‘로 시작되는 미국의 시인 로버트 프로이스트의 ‘가지 않은 길’ 이라는 시에서 이 심정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내가 어느날 선택한 내 인생의 항로 변경. 멀티 밀리언 셀러의 부동산 중개사 업을 과감하게 버리고 자연과 산을 찾아 나서는 트레커의 길을 택한 내 인생의 모험. 그 동안 지내오면서 어디 한두번 후회했겠으랴만 삶의 가치를 꼭 돈으로만 저울질할 것이 아니라는 격려를 나 자신에게 부단하게 해주며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지금에 와서야 본인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산다는 것이 얼마나 신나는 것인지 새삼 실감이 나고 누구나 부러워 하는 선망의 대상이 되어버렸습니다. 사람을 대하는 일이라 그만큼 어려운 일이 없다고들 합니다만 간혹 그런 인사들이 없진 않았지만 대체로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마음도 산을 닮아 넓고도 깊습니다. 내가 가진 작은 능력을 발휘하여 나만의 색채를 띄고 만들어 가는 트레킹 여행. 그동안 ‘박대장 사단’이라는 매니아 그룹들이 제법 만들어져 해마다 철마다 같이 모여 함께 즐겁게 걷고 오르내리니 나는 분명 내 삶의 길을 참 잘 선택했나 봅니다. 그런 아름다운 길 위의 동행이 되어 수년을 지내온 선배님들과 동무들이 이 여행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고희를 넘긴 나이에도 일년의 반은 등산과 트레킹 여행으로 집을 떠나있고 지나는 눈부신 풍경 하나라도 놓치지 않고 영상으로 담는 사진 작가로서 열정이 넘치는 분인데 그를 뒷바라지 하며 묵묵하게 자신만의 인생을 걸어왔을 것 같은 그의 반려자. 그런 분들과 색의 향연으로 화려한 세계 50대 트레일의 하나인 친퀘 테레를 걸으려고 합니다.    역사의 도시 제노아에 내렸습니다. 이번 여정은 제노아에서 접근하고 로마에서 빠져나오는 것으로 했습니다. 친퀘테레를 중심으로 즐겨보는 해안선을 북남으로 더 연장한 것입니다. 리구리아의 옛 항구 도시 제노아를 훑어봅니다. 놓치면 안되는 Le Strade Nuove(신작로)와 롤리 궁전은 제노아 공화국의 경제력과 해상력이 최고조에 이르렀던 16, 17세기 건설된 유적으로 유럽의 마니에리즘 양식과 바로크 건축양식의 발달에 중요한 이정표가 되었습니다. 스트라다 누오보는 건축학적으로 높은 가치를 가지는 귀족적인 저택이 모여 있는 도시의 탁월한 사례이며 아름다운 롤리는 국빈의 공식 숙박지로 지정되었습니다. 두부의 밤 풍경은 더욱 고혹적인데 돛대를 내린 보트들 너머로 역사의 향기와 시간의 흐름이 차분히 흘러갑니다. 수세기 동안 세계사의 중심에 섰던 이탈리아는 고대 로마 제국의 영광을 보여주는 수많은 유적과 르네상스의 번영을 이끌었던 풍요로움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탈리아에 가면 시간을 거슬러 과거의 한 시점에 서 있는 우리를 발견하게 됩니다. 과거와 현대가 잘 어우러져 그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는 이탈리아에는 문화유산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아름다운 자연과 전원 풍경, 예술과 패션 등에서도 괄목할만합니다.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 풍경을 품고  지중해의 강렬한 햇빛을 맞으며 보석처럼 빛나는 아말피 해안은 내셔널지오그래픽이 선정한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여행지 50에 포함됩니다. 그런 아말피 해안에 펼쳐져있는 친퀘테레는 지중해 연안에 이어진 이탈리아의 해안 마을들입니다. 친퀘는 다섯 숫자이고 테레는 땅을 의미하니 다섯개의 땅이라는 뜻입니다. 인간과 자연이 조화롭게 어울려 보기 드문 멋진 경관을 자아내는 이곳은 1,000년 동안 존속해 온 전통적 삶의 방식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곳은 아니지만 최근 젊은 여행자들에게 가장 뜨고 있는 여행지로 깎아지른 절벽과 쪽빛 바다. 돌로 지은 고풍스런 집. 가파른 산비탈에 펼쳐진 계단식 포도밭과 올리브 나무 등이 어우러져 그림 같은 풍경을 자랑합니다. 이런 풍경들을 음미하며 걷는 우리들에게는 여러 특별함으로 세계 100대 트레킹에 선정되어있습니다. 트레킹 코스를 따라 해안길을 걷다보면 따사로운 지중해의 햇살과 낭만적인 풍경이 날마다 변화하니 몇날을 걸어도 늘 새롭기만 합니다. 이곳 사람들은 수 세기 동안 절벽을 포함한 바위 투성의 위험하도록 가파른 지형에서 테라스를 건축하여 외부와 단절하고 살아왔기에 이 지역이 의당 미 개발지로 남게 되어 단연 관광지로서 주가가 올라갔으며 이 친퀘 테레의 특징이자 매력이 되어버렸습니다. 해안 바위 절벽에 다닥다닥 지어진 집과 건물들이 아슬아슬하기만 한데 그 집집마다 벽이며 지붕. 회랑에 칠해진 원색의 다양한 색채들이 어우러져서 그려지는 풍경이 그야말로 수채화 그 자체입니다. 이러한 독특한 색을 입힌 이유는 외부로 부터 고립된 이 다섯 마을의 대부분 가정집은 어업으로 생계를 유지했으며 남자들이 연안에서 고기잡이를 하는 동안 자신의 집을 쉽게 식별하여 볼 수 있게 화려하고 다양한 색으로 칠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남편들은 이러한 방식으로 아내가 무사하게 지내는지의 선한 의도도 있었겠지만 집안 일을 잘 하고 있는지 아니면 무슨 딴짓을 하는지 감시를 쉽게 하기 위한 불순한 의도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렇게 고립되어 생활하던 이곳 주민들은 그들만의 전통적인 관습과 문화 그리고 음식들을 대를 이어 전승시켜 왔습니다. 하지만 제노아(Genoa)와 라 스페치아(La Spezia) 도시 사이의 철도 건설 덕분에 고립으로 부터 탈출은 이루었으나 고유한 전통들이 대도시에 물들어 사라져버린 안타까움도 있답니다. 1970년대 부터 유네스코 자연 유산으로 등재되면서 빼어난 관광지로 세상에 알려진 이 곳은 비록 차로 들어 갈수는 없으나 수많은 도보길이 손질되고 기차와 배가 다섯 마을을 연결하여 주어 매우 많은 여행가들이 찾는 명승지가 되었습니다. 이탈리아 정부는 1999년 생태학적 균형과 풍경을 보호하고 지역의 인류학적 가치를 지키기 위해 친퀘 테레 국립공원으로 제정하고 이어 2000년에 세계 유적재단에 의해 관리목록에 등재됨으로서 그 가치를 인정받게 되었습니다.